격국론은 사주의 여덟 글자를 한꺼번에 외우기 전에, “이 사람의 기본 뼈대가 무엇인가”를 한 칸으로 줄이는 방법입니다. 『자평진전』 계통의 자평명리는 그 뼈대를 월지(月支)에서 시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태어난 달의 지지가 일간(日干, 나를 나타내는 천간)에게 어떤 십성인지를 보고, 식신격·재격·관살격처럼 이름을 붙입니다. 이름은 점수를 매기려는 딱지가 아니라, 다음에 볼 순서표를 고르는 목차에 가깝습니다.
왜 월지에서 시작하는가
년주는 집안과 초년의 환경, 일주는 나와 배우자 자리, 시주는 말년과 자녀·결실 자리로 읽는 설명이 흔합니다. 그런데 계절의 온도를 가장 직접 보여주는 칸은 월지입니다. 같은 갑목 일간이어도 인월(이른 봄)과 신월(초가을)은 나무에게 주는 기후가 다릅니다. 격국은 이 기후 위에 ‘사회적으로 어떤 역할을 맡기 쉬운가’를 얹는 첫 분류입니다. 월지의 십성이 바로 드러나지 않으면, 월간에 투출(겉으로 드러남)했는지, 합으로 다른 글자와 묶이는지를 다음 단계로 봅니다.
보는 순서
- 일간을 정합니다. 예를 들어 갑목이면 ‘나=나무’입니다.
- 월지를 읽고 일간 기준 십성을 붙입니다. 인목이면 갑목에게는 같은 오행의 비겁 기운이 센 달, 술토이면 재성 쪽으로 기울기 쉽습니다. 지장간을 풀어 월지 본기(가장 강한 숨은 천간)를 확인합니다.
- 그 본기가 월간이나 다른 천간에 드러났는지 봅니다. 드러나면 격이 서고, 숨기만 하면 잡기(雜氣)나 보통 사주로 남겨 두고 용신 논의로 넘어가는 편이 안전합니다.
- 격의 이름과 충돌하는 글자(충·극이 격의 뿌리를 부수는 경우)가 있는지만 표시합니다. 이 단계에서 길흉 문장을 쓰지 않습니다.
가상 예시
갑목 일간, 월지가 유금이고 월간도 신금이라고 해 보겠습니다. 갑목에게 금은 관성(나를 깎아 규율을 주는 기운)입니다. 월지 본기인 경금·신금 계열이 천간에 드러나 있으면 입문자는 ‘관살 쪽 격’으로 가설을 세웁니다. 다음 질문은 “관이 나를 돕게 쓰이는가, 나를 누르기만 하는가”입니다. 예를 들어 인성(수)이 금을 설기하고 목을 생하면, 규율이 배움과 자격으로 바뀌기 쉽다고 해석하는 것이 『자평진전』식의 다음 문장입니다. 반대로 재성만 많고 인성이 없으면, 책임은 무거운데 버티는 명분이 약하다고 가설을 바꿉니다. 숫자는 붙이지 않습니다. 격의 이름을 정한 뒤 통근(뿌리가 지지에 있는지)과 조후(계절의 한난조습)를 따로 적는 것이 두 번째 장입니다.
자주 하는 실수
첫 실수는 격 이름을 성격 검사 결과처럼 한 줄로 끝내는 일입니다. “정관격이니 공무원”은 직업 통계가 아니라 역할의 비유입니다. 둘째는 일간을 무시한 채 월지만 보는 일입니다. 같은 인월이라도 경금 일간과 갑목 일간의 십성은 다릅니다. 셋째는 대운을 격국과 혼동하는 일입니다. 격은 타고난 뼈대이고, 대운은 그 뼈대 위를 지나가는 10년 기후입니다. 차이는 대운과 세운의 차이에서 이어 읽으면 됩니다.
문장으로 옮기는 양식
격국을 공부할 때는 일기처럼 네 칸만 적습니다. 첫째 칸은 일간과 월지, 둘째 칸은 월지 본기의 십성, 셋째 칸은 그 십성이 천간에 드러났는지, 넷째 칸은 그 십성을 생하거나 설기하는 옆 글자입니다. “정관격, 그래서 안정적”처럼 건너뛰지 않습니다. 네 칸이 채워지지 않으면 격의 이름을 보류하고 조후와 강약만 남깁니다. 보류는 실력이 부족한 티가 아니라, 없는 투출을 있는 것처럼 말하지 않겠다는 편집 규칙입니다. 같은 월지라도 지장간을 어떤 본기로 보는지에 따라 이름이 갈립니다. 갈릴 때는 두 가설을 병기하고, 운에서 어느 쪽이 지지받는지만 나중에 표시합니다.
연습 사주를 하나 더 둡니다. 갑목 일간, 월지 술토, 월간에 기토가 있다고 가정합니다. 술의 본기를 무토·기토 쪽으로 보면 갑목에게는 재성입니다. 월간에 토가 드러났으니 “재의 가설”을 세워도 됩니다. 그 옆의 식상(화)이 있으면 재를 생하는 과정이 보이고, 관살(금)만 있으면 재보다 책임이 먼저입니다. 이 차이를 적기 전에는 “재격이니 부자”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두 번째 연습은 같은 월지에 충이 있는 경우입니다. 충이 본기를 흔들면 격의 이름은 연필로만 적고 잉크로 확정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두 장을 비교하면 격국이 점수표가 아니라 다음 질문을 고르는 목차라는 점이 분명해집니다.
참고한 관점
- 『자평진전』: 월령을 격의 출발로 두고, 투출과 상신(격이 필요로 하는 글자)을 따지는 관점.
- 『적천수』: 격의 이름보다 오행의 마당이 살아 있는지(유통)를 먼저 보자는 보정.
- 『난강망』: 월지의 한난조습, 즉 조후를 격과 분리하지 말라는 주의.
이 글의 예시는 학습용 가상 사주입니다. 특정 직업·합격·소득을 보장하지 않으며, 투자·의료·법률 판단을 대신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