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재미를 위해 구성한 허구의 각색 썰입니다.
등장인물, 병원, 장소, 대화와 사건은 실제 인물이나 의료기관과 관련이 없습니다.
“원장님, 얼굴을 그렇게 많이 고치시면서 정작 본인 관상은 왜 안 보세요?”
처음 그 말을 꺼냈을 때만 해도, 제가 강남 성형외과 원장님과 동업하게 될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저는 주변에서 ‘관상 좀 본다는 무당’으로 불리던 사람이었습니다.
신점을 보러 온 손님에게 무조건 미래를 단정하기보다는, 표정과 말투, 사람을 대하는 태도를 살피며 고민의 방향을 짚어 주는 편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평소와 전혀 다른 분위기의 남자가 제 상담실에 들어왔습니다.
깔끔한 셔츠에 말끔한 구두, 손목에는 비싸 보이는 시계가 있었지만 얼굴에는 이상하게 피곤함이 가득했습니다.
“제가 원장님이신가요?”
“아닙니다.”
“그럼 누구신데 제 병원 이름을 정확히 맞히셨습니까?”
그제야 저는 그가 강남에서 성형외과를 운영하는 원장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관상 좀 본다는 무당에게 찾아온 강남 성형외과 원장
원장님은 제 앞에 앉자마자 종이 한 장을 내밀었습니다.
종이에는 병원 운영과 관련된 숫자들이 빼곡하게 적혀 있었습니다.
“이걸 보고 뭘 알 수 있겠습니까?”
“숫자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왜 웃으십니까?”
“원장님 얼굴에 숫자보다 더 복잡한 게 쓰여 있어서요.”
원장님은 어이없다는 듯 웃었습니다.
그는 병원 매출은 나쁘지 않았지만, 직원 간 갈등이 커지고 상담 취소가 늘어 고민이라고 했습니다.
특히 고객들이 상담실에 들어와서는 수술 방법보다 먼저 원장님의 표정을 살핀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합니다.
저는 한참 얼굴을 보다가 조심스럽게 말했습니다.
“원장님은 손기술이 부족한 분이 아니라, 사람을 안심시키는 표정이 부족한 분입니다.”
“그게 관상입니까, 심리상담입니까?”
“둘 다 조금씩 섞인 겁니다.”

그날 원장님은 제 말을 믿지 않는 눈치였습니다.
하지만 상담이 끝난 뒤, 문 앞에서 한참을 망설이다가 다시 돌아왔습니다.
“혹시 다음 주에 병원에 한번 와주실 수 있습니까?”
“제가 왜요?”
“환자들이 원장님 앞에서는 긴장하지 않을 것 같아서요.”
며칠 뒤 저는 강남의 한 건물에 있는 원장님 병원을 찾았습니다. 물론 실제 병원이 아니라 이 썰 속에서만 존재하는 가상의 공간입니다.
대기실에는 상담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었고, 벽에는 다양한 시술과 수술에 대한 안내 자료가 붙어 있었습니다.
저는 원장님 부탁대로 상담실 한쪽에 조용히 앉아 있었습니다.
첫 번째 손님은 코 성형 상담을 원했습니다.
“원장님, 제 코가 너무 낮아 보여서 인상이 약해 보이는 것 같아요.”
원장님은 모니터를 보며 설명을 시작했습니다.
“현재 코의 구조를 보면 보형물 높이만으로 판단할 수는 없고요.”
그런데 손님은 계속 손가락을 꼼지락거리고 있었습니다.
저는 원장님에게 쪽지를 건넸습니다.
‘수술 이야기 전에 왜 불편한지 먼저 물어보세요.’
원장님은 잠시 멈추더니 손님에게 물었습니다.
“혹시 코 때문에 가장 신경 쓰이는 순간이 언제인가요?”
손님은 뜻밖에도 직장 회의 때마다 사진을 찍히는 것이 스트레스라고 답했습니다.
원장님은 그제야 수술 여부보다 생활 속 고민을 먼저 들었습니다.
상담이 끝난 뒤 손님은 바로 수술을 결정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이 병원은 제 말을 들어줘서 좋다”고 말하고 돌아갔습니다.
원장님은 의아한 얼굴로 저를 바라봤습니다.
“수술 예약을 잡지 않았는데 만족했다는 말이 나옵니다.”
“사람들이 병원에 오는 이유는 꼭 바로 수술하기 위해서만은 아니니까요.”

원장님이 관상을 믿기 시작한 순간
그 뒤로 저는 일주일에 두 번씩 병원에 나갔습니다. 제가 한 일은 특별한 점사를 보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상담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표정과 대화 흐름을 살피고, 직원들이 어떤 말에서 어려움을 느끼는지 정리했습니다.
또한 원장님에게 상담할 때 쓰면 좋은 표현과 피해야 할 표현을 알려 드렸습니다.
“원장님, ‘무조건 예뻐집니다’라는 말은 빼세요.”
“대신 뭐라고 해야 합니까?”
“현재 상태와 가능한 변화, 주의할 점을 함께 설명해야 합니다.”
한 달쯤 지나자 상담실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직원들은 고객에게 설명하는 순서를 통일했고, 원장님은 모니터만 보며 말하지 않게 됐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원장님이 갑자기 제게 말했습니다.
“제가 선생님을 병원 공동대표로 모시면 어떻겠습니까?”
저는 농담인 줄 알고 웃었습니다.
“무당과 성형외과 원장이 동업하면 간판은 뭐라고 달까요?”
“관상성형연구소?”
“그건 더 위험하게 들립니다.”

동업 계약서에 적힌 뜻밖의 조건
며칠 후 원장님은 정말로 동업 계약서 초안을 가져왔습니다. 사업 내용은 상담 콘텐츠 개발과 고객 커뮤니케이션 교육, 병원 브랜딩이었습니다. 수술을 권하거나 의료행위를 하는 내용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계약서 마지막 부분에 이상한 조건이 하나 적혀 있었습니다.
‘대표자는 서로의 얼굴을 함부로 평가하지 않는다.’
“이 조항은 왜 넣으셨습니까?”
“선생님이 제 얼굴을 너무 자주 보셔서요.”
“원장님도 제 눈썹을 매일 보시지 않습니까?”
“저는 의료인이라 분석하지 않습니다.”
“그럼 첫날부터 제 눈썹이 고집이 세 보인다고 한 건 뭡니까?”
두 사람은 한참 웃었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동업을 시작했습니다.
저는 병원 내부에서 사람을 대하는 방식과 상담 흐름을 살폈고, 원장님은 의료적으로 가능한 것과 불가능한 것을 구분해 설명했습니다. 둘의 방식은 전혀 달랐지만, 오히려 그 차이가 장점이 됐습니다.
반전은 제 얼굴 상담에서 시작됐다

얼굴을 바꾸는 것보다 먼저 바뀌어야 하는 것
이후 우리는 병원 상담 콘텐츠를 만들 때도 관상이나 외모 콤플렉스를 이용해 불안을 키우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켰습니다.
누군가의 얼굴이 복이 없다거나, 특정 부위 때문에 인생이 막힌다는 식으로 단정하지 않았습니다.
성형외과 상담은 의료진이 얼굴의 구조와 건강 상태, 기대할 수 있는 변화와 한계를 설명하는 과정이어야 합니다.
결국 이 썰의 반전은, 얼굴을 고치는 사업으로 시작해 사람의 불안을 이해하는 일로 이어졌다는 점입니다.
원장님은 제게 “관상은 얼굴에만 있는 게 아니더라”고 말했습니다.
저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맞습니다. 관상은 사람을 대하는 태도에도 조금씩 나타나니까요.”
※ 의료 면책 안내: 이 글은 허구의 각색 콘텐츠이며 의료 조언이나 진단, 치료 및 수술 권유가 아닙니다. 실제 성형이나 시술을 고민한다면 인터넷 글이나 관상 해석만으로 결정하지 말고, 전문 의료진에게 현재 상태와 위험성, 회복 과정을 충분히 상담받으세요.